동서남북

스카보로 여울..... 황암도

guem56 2012. 6. 2. 15:04

동인도 회사라는 지금은 사라진 회사가 있다

1600년에 태어나 300년 조금 못 미치는 긴 시간 동안에

 

영국을 부강하게 만들었고

그 그늘로 아시아 여러 나라를 털어먹은 대영제국의 무역회사이다

 

1970년대 월남이 망하고

학도호국단원들이 교련 시간에 목총을 들고 운동장을 돌던 때

점심시간엔 가끔씩 도시락 뚜껑을 열었고

선생님께선 순쌀밥을 누가 가져왔나 이름표에 동그라미를 적던 시절

 

사이먼 가펑클의

스카보로 페어라는 노래를 들었다

 

엘 콘도 파사와 함께

감미로운 멜로디는 까까머리로

 

아침 일곱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 열댓시간 딱딱한 의자에 앉아

 

보리밥 벤또를

하루 두개씩 까먹는

파팍한 삶에 깊이 침윤되었으나

 

그 스카보로가 영국 동부 해안의 한때 번창했던 상업도시였고

그 가사엔 조선으로 치면 배추 도라지 실파 같은 야채 이름이 나온다는 사실은

오랜 뒤에 알았다

 

1784년 영국의 동인도 회사 소속

차를 거래하는 상선이

 

필리핀 루손섬 

지금 삼발레스 주 앞바다

산호초와 바위가 모여 하늘에서 보면 제법 큰 섬이나

얕은 여울지대에 좌초하여 선원들이 실종되었다

 

그 섬은 그래서 스카보로 쇼울(Scarborough Shoal)이란 이름이 붙었다

 

중국 사람들은 하이난섬 남쪽의 바다를 중국 남해라 부른다

땅도 넓고

통도 큰 중국 사람들은

여기를 황암도라 부르며

 

예부터 중국어민들이 이곳에 고기 잡은 역사가 있으니 여긴 중국땅이다

그렇게 당연하게 여기고

필리핀 사람들은 루손섬 코앞에 있는 이곳이 당연히 필리핀 땅이라 한다

 

먼나라의 하릴없는 사람이 참견할 일은 아니나

오늘 아침 전일본외상 고이게 유리코의 글을 보니 

센카쿠(조어도)문제로 사이가 안좋아서 그런지 필리핀 편을 드는 듯 한데

 

나는 고이게씨와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다르나 스카보로섬에 관해선

역시 필리핀을 편들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