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병과 치유)

냉려잡지(冷廬雜識) 육이첨

guem56 2012. 7. 5. 12:52

치악산 자락 아래

숯을 굽는 숯가마

 

벌건 숯을 꺼낸 숯막에

하루쯤 지난 날 들어가도

더운 열기는 여전하다

 

숨이 차오르며 땀을 내면서

바깥 초목이나 하늘을 보면

시원하다

 

숯기운으로

몸과 마음의 청량함을 얻는건데

 

예전에 거길 서너번 가봤는데 지금은 어디인지 가물가물하다

 

중국 청나라때 육이첨이

지은 <냉려의화>를 그 숯막에서 읽다가

어느날 놓고 나와 잃어버렸다

 

ebs 테마기행에서 보여주는

강남의 수향

물의 마을은 여러군데인데

 

위로는 태호가 있는 쑤저우

아래로는 서호가 있는 항저우

 

그 중간쯤에 수향마을 우젠이 있다

우젠은 통샹시 안의 마을이다

 

조선사람 최부가 제주에서 서울로 가다가 표류하여

중국 저장성 해안가로 떠밀려 갔고

거기서 북상하여 베이징으로 갔다던데

 

저장성 자흥시

자흥안의 더 작은 행정단위 통샹시

 

그 통샹현이 육이첨(1801~1865) 고향이고

그는 청나라에서 벼슬을 했으며

 

아편전쟁과 태평천국의 난을 겪으면서

격동의 시대를 살았다

 

냉려의화는

내용이 적지도 많지도 않은 의서인데

본초도 아니고

침구서적도 아니고

 

주로

의서나 의사들에 대한 일화 평가

그리고 육이첨의 의학에 대한 개인기록이다

 

나는 그 내용을 이해한다기 보다는

문체가 맘에 들어서 이 책을 두고 두고 읽었다

 

중국 책은 값이 싸다

세권을 사 놓았는데

그중 한권을 숯가마에서 잃어버렸다

 

세월이 십년이 더 지났다

 

우연히 냉려잡지란 책이름이 눈에 띠어

손에 넣게 되었다

 

육이첨의 수필류 책이다

 

육이첨 자서에 말하길

 

<반평생 책을 읽었으나

도를 얻은 것이 없고

시사(詩詞)는 제대로 안되어

근래 짓지 않는다

 

다만 책을 읽다가 생각나는 바가 있으면

적어놓았더니 8권의 글이 되어

수필만록이라

 

냉려잡지로 이름을 걸고 세상에 내놓는다>

 

올 여름 내가 이 책을 읽게 될진 모르나

눈은 침침하고

게으름은 무성하게 자라서

매사 두루두루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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