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九雲夢)

하야몽(夏夜夢)

guem56 2012. 7. 27. 16:39

아침이 되면

간과 쓸개를 꺼내

어디 눈에 안띄는 곳을 찾아 두었다가

 

깊은 밤에

마른 수건으로 한번 닦고

나는 내몸을 조립한다

 

누군가 보게 되면

크게 놀랄 거 같아

아주 살살 공정을 마치고

 

새벽 닭이 울기전

깊은 잠에 든다

 

고흐는 살아서

고생했으나

죽어선 체면을 세웠다

 

삶과 죽음은 동떨어진 건지

이어지는 건지

 

혹 그 답이 있나

인터넷 검색창엔 별로 안뜨고

도서관 한켠에 우람하게 자리한

대장경을 뒤져도 꼭 집어서 말한게 없는 듯 하다

 

내가 이 물음에 집착함은

살아서

칩고 배고팠는데

죽어서 역시 써늘하다면

 

그렇다면

삶과 죽음의 세계가 동떨어져서

관련성이 없어야

좀더 덜 슬플거 같아서다

 

추사는

제주에서

법원주림을 읽으면서

초의보고

글이 좋으니 이야기 한번 풀어보게

배타고 오라고 했다던데

 

이제 나는 누구 오랄 사람도 없다

하여 새벽에

도시의 전깃불이 한층 수그러들때

희미한 별 몇 개가 보이면

그 별을 하염없이 쳐다볼 뿐이다

 

 

'구운몽(九雲夢)'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두칠성  (0) 2012.10.09
남이섬 가는길  (0) 2012.08.18
낙타  (0) 2012.07.17
고래야 .... 탑밴드...  (0) 2012.07.15
솔제니친 콜리마....  (0) 2012.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