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九雲夢)

남이섬 가는길

guem56 2012. 8. 18. 15:02

찬 새벽

빈속에 찬물을 삼키노라면

놀란 뱃속처럼

 

머리가 차가워진다

 

금강과 설악의 물이 합쳐서

흘러가는

강촌...

 

그 아래에 남이섬이 있다

 

그 섬을 애써 찾지 않는 이유는

백두산석마도진..

남이 장군의 억울한 죽음이 생생해서이다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어

새벽이면 떠오른다

 

후회가 짙은 것은

로마장군 막시무스가 죽기 전에

영화관을 나왔어야 했다

 

의인이 저리 죽는다면

누군들 살맛이 나겠는가

 

호북성 황매현에 가면

악비장군과 그 아들을 뫼신 사당이 있다

 

불패를 모르는 악가군은 연전연승했다

 

금나라와 밀약을 맺은 진회는

군대해산령을 내리고

누명을 씌워 악비를 죽인다

 

찬 새벽

악비가 썼다는

제갈무후의 출사표를 들여다 보며

악비가 남긴

만강홍(滿江紅)을 생각한다

 

 

오랑캐의 살로

배를 채우고

그 피를 마셔 갈증을 달래리라...

 

 

장지기찬호로육

소담갈음흉노혈

 

壯志肌餐胡虜肉

笑談渴飮匈奴血

 

새벽어스름

쌀을 씻어 밥을 함은

生의 미련이 남어서는 아니고

 

살아온 숱한날

 

누구를 배후로 둔 적도 없고

아무의 배후로 지낸 적이 없는

 

산도 아니고 알카리도 아닌

밋밋한 삶에

소금을 좀 뿌려놓고

산 사람 얼굴로

이섬에 한번 가보고 싶어서다

 

밥을 먹어야 살고

살아야 칼을 손에 잡으며

그래야 적(敵)을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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