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九雲夢)

북두칠성

guem56 2012. 10. 9. 18:54

올해 초

아직 깊은 겨울일 때

 

재너머 정선생이

자주 어울리던 사람들 모임에 불러서

술한잔을 먹었는데

 

다시 초여름

삼겹살을 굽고

산에서 딴 붉은 더덕을 더해서 술을 한잔 했는데

 

한달이 안되어 전화가 왔다

술자리인줄 알았더니

숨이 고른 목소리로

 

병원에 가서 사진을 찍어보니

묵직한 말기 암이라...

 

무더운 팔월

처음으로 침을 놓고

이제 석달이 되어가는데

 

목두(木斗) 목류(木留)는

발등에 있는 동씨침 혈자리인데

목두는 북두성에서 따온 이름이라던데

 

손의 목혈과

아래다리 삼중혈을 많이 썼는데

 

병세가 수그러드는지

기운이 가라앉는건지

그림이 뿌옇게 나와

 

병이 시간의 파도에 어떻게 흘러가는지

뒤숭숭한 가을

 

새벽에 어느 시골마을에 가면

하늘엔 북두성이 옛날

유치리의 하늘처럼 점점이 밝은지

몸은 저자에 매여 하늘을 쳐다본지 아득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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