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되면
간과 쓸개를 꺼내
어디 눈에 안띄는 곳을 찾아 두었다가
깊은 밤에
마른 수건으로 한번 닦고
나는 내몸을 조립한다
누군가 보게 되면
크게 놀랄 거 같아
아주 살살 공정을 마치고
새벽 닭이 울기전
깊은 잠에 든다
고흐는 살아서
고생했으나
죽어선 체면을 세웠다
삶과 죽음은 동떨어진 건지
이어지는 건지
혹 그 답이 있나
인터넷 검색창엔 별로 안뜨고
도서관 한켠에 우람하게 자리한
대장경을 뒤져도 꼭 집어서 말한게 없는 듯 하다
내가 이 물음에 집착함은
살아서
칩고 배고팠는데
죽어서 역시 써늘하다면
그렇다면
삶과 죽음의 세계가 동떨어져서
관련성이 없어야
좀더 덜 슬플거 같아서다
추사는
제주에서
법원주림을 읽으면서
초의보고
글이 좋으니 이야기 한번 풀어보게
배타고 오라고 했다던데
이제 나는 누구 오랄 사람도 없다
하여 새벽에
도시의 전깃불이 한층 수그러들때
희미한 별 몇 개가 보이면
그 별을 하염없이 쳐다볼 뿐이다
'구운몽(九雲夢)'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두칠성 (0) | 2012.10.09 |
---|---|
남이섬 가는길 (0) | 2012.08.18 |
낙타 (0) | 2012.07.17 |
고래야 .... 탑밴드... (0) | 2012.07.15 |
솔제니친 콜리마.... (0) | 2012.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