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설산의 물이 흘러
장강(양쯔강)을 만들고
굽이굽이 돌아
장강은 상해에서
바다를 만난다
상하이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김두한>을 통해서다
김두한이 상하이에서 건너온
상하이 박의
손목을 잘랐다던가
상하이가 어딘지도 모르고 그 이름은 각인 되었고
정우성이 잠깐 나온 영화 <상해탄>
그때는 시간이 1920년대였고
탕웨이가 양조위를 암살하려 했던
<색계>는 1942년
상하이가 일본군점령하에 있던 암흑시기였다
<위험한 남자>의 상하이는 1
930년대 초
일본관동군이 만주에서 중국군벌을 제압하고
만주국이라는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던 때
한국사람이 보면 고구려 발해의 땅이던
동북삼성에서 일본군을 피해 대도시 상하이로 유민이 밀려들던 때이다
장쯔이는 불쌍한 사람을 구호하는
착한 미망인이고
장백지는 험한 세상에서
생존의 법칙을 터득한
화류계의 거물이자
배신당한 상처는 되갚기를 열망하는 독기서린 여자
장동건은
부자에 바람둥이이나
심성은 모질지 못한 사람
이명세 감독이 찍은
불후의 명작
<인정사정 볼거 없다>
이 영화에서
최지우와 장동건은 조연이었다
최지우는 배역이 작았으나 그런대로
강력범죄자의 애인 노릇을 흠없이 소화했으나
장동건은
안성기와 박중훈의 연기 그늘에 가려서
잘 생긴 얼굴이 부각될 뿐
강력반 형사의 이미지는 약했다
그런데 <위험한 관계>는
장동건의 영화다
그만큼 연기가 좋다
감정의 미묘한 흐름을 그때 그때 바꿔야 하는
장면에서 장동건은 관객의 몰입을 부추겼다
장백지 장쯔이 두 배우의 배역소화도 훌륭했고
전편 중국어 대사는
한국 관객을 떨굴지 모르나 영화의 리얼감을 한층 살렸다
이 영화의 흥행은 어떨지 모르겠다
색계에 비해 관능을 자극하는 장면이 거의 없고
느린 톤으로 진행되는 사건이
스마트 폰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지라
<팔월의 크리스 마스>
<내마음의 풍금> 분위기도 있어서
명작이 반드시 대박은 아니라는 공식을 확인해주는 영화가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고 두고 오랜 세월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은
이 영화를 찾을 것이고
흘러간 명화를 소개하는 프로엔
장동건의 <위험한 관계>가
주욱 이어온
이미숙의 <스캔들>같은
<위험한 관계>들 선상에 한자리를 차지할 거 같다
장동건은
세월이 가도 좋은 연기 계속 보여줄 듯 하며
<위험한 관계>는 또 다른 장소와 배우들로
언젠가 다시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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