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한수인(Han suyin 韓素音) 영화 모정

guem56 2012. 11. 6. 15:59

윌리엄 홀덴은

 

 

영화 <도곡리 다리>에서

미군조종사로 다리를 폭파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죽는데

 

그 다음해엔 영화 <모정>에 출연한다

 

홍콩 주재 특파원으로 일하다가

홍콩에서 여의사와 사랑에 빠지는데

한국전쟁이 나자 한국에 종군기자로 왔다가

전쟁터에서 숨진다

 

홍콩의 여의사는 울면서 연인의 전사통보를 받는다

 

텔레비젼은 흑백으로 나오고 그나마 제대로 못보던 때

화면에서 비가 제법 오고

오른편의 한글자막도 낡을 대로 낡은

 

모정을

홍천에서 봤는지 춘천에서 봤는지

그게 헷갈린다

 

큰 맘 먹고 간 영화는

대개 전투장면이 화려하거나

칼과 창이 날아 다니는 중국영화라야

본전생각이 안나는데

 

어쩌면

<화양연화>의

구석기 판본 같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중학생이던 나는 후회에 몸서리를 쳤다

 

그냥 두 사람이 홍콩의 언덕에서 만나고 차 마시고 하다가

윌리엄 홀덴이 한국으로 간다던가

병사들이 행군하는 장면 하나 나오는게 6.25전쟁이고

어느덧 남자는 죽고

여자는 홍콩에서 언덕에 올라 추억에 잠기는거

 

나이가 어려

이별이나 그리움

연인 

 

그런 세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할 때에 본 영화였다

 

한수인은

영화속 여의사의 실제 모델이고

1917년 중국에서

 

벨기에에서 신식기술을 익힌 중국인 아버지와 벨기에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첫 남편은 국공내전에서 죽고

홍콩에서 의사로 지낼 때

호주 출신의 특파원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 연인이 한국전 취재를 떠나 불귀의 객이 된다

 

한수인이

임진년 11월 95세로 장수하다 별세했다

 

한수인은

대약진운동과 문화혁명 당시

중국에 드나들며

 

마오저뚱과 저우언라이와 친하게 지내고

중국공산당정책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했다

 

어떤 사람은

시골에 태어나

논두렁에 콩이 열리는 걸 보고 자라다가

다시 그 콩을 심고

여전히 논에 벼가 익는 것을 보며

한자리서 나고 죽는데

 

한수인은

평생을 파란만장하게 살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며

여러 언어로 많은 책을 남겨놓았다

 

더러 가을비에 생각해보면

내가 지구별을 떠날 땐 무엇을 남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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