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레미제라블<1> 러셀 크로우

guem56 2013. 1. 19. 11:41

레미제라블

 

150여년전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정부군과 경찰에게 무자비하게 진압되는...

실패한 청년중심의 시민 시가전을 소재로 한

소설이

 

눈이 많이 오는 이겨울

한국의 영화관에서 뮤지컬로 나타나서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러셀 크로우는 자베르 형사역이다

 

장발장 역을 맡은 휴 잭맨이나

판틴 역의 앤 해서웨이가

갈채를 받는 반면에

러셀 크로우는 별로 청중의 점수를 못 따고 있는 듯 하다

 

파리시내 지하 하수구는

미로이며

통로가 넓어서

 

어린이용으로 나온 <장발장>소설에서도

오수가 흐르는 지하에서

자베르 형사와 장발장의 추적과 도주가 아슬아슬하다

 

오래 전

책이 귀했던 시골에서

뒷부분이 동네 할아버지 담배쌈으로 유실되었는지

떨어져 나간

 

장발장은 결말이 없었다

 

코제트는 마수를 벗어나 행복하게 사는가

장발장은 자베르의 추적을 벗어나는가

 

이런 답을 얻기까지는

밤 11시 30까지 교실에 남아있어야 했던

이름도 아름다운 자율학습기를 지나

 

아침마다 상표가 역시 유실된

그냥 맨 비닐에 담겨 나온 눅눅한 햄버거용 빵에

딸기잼을 발라 먹던 군대를 지나서였다

 

빅토르 위고

랭보가 사춘기를 지나 청춘의 열병을 앓던 때

로트레아몽이 굶주림으로 파리에서 죽어갈 때

 

그는 만년에 민중을 사랑하는 지식인으로 오랜 망명을 끝내고

파리로 개선했었다

비스마르크가 나폴레옹3세를 물리쳐준 공이 있어서 가능했다

 

 

어린 나이에 형사 자베르는

피도 눈물도 없는

유격장의 조교 같은 사람으로 보였다

 

레미제라블이 영화로 온다기에

꼭 보려 했는데 뮤지컬이라 해서

긴 시간에 큰 소리로 노래가 연이어 터지면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궁금한건 누가 자베르역을 하며

얼마나 배역을 소화하는가였다

 

자베르는 특이한 사람 같지만

우리 주변에 널려 있고

너도 나도 자베르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내 마음 속에 믿는거

신념에 의해

사람들은 늘 자베르처럼 산다기 보다

 

몇 년간 몇 달간

며칠

또는 친구와 형제와 만나

 

나보다 돈과 지위와 건강이 약한 사람을 만나

갑을관계에서 주로 내가 갑일 때

참 이런 경우는 드문데

 

자베르의 성격과 행동을 한순간 닮은 꼴로 실행한다

 

하여

빅토르 위고는 위대한 소설가이며

러셀 크로우는 배역을 잘 소화했다

 

낭떠러지의 돌기둥 위

난간도 없는 위험지역을

경계선에서 뚜벅뚜벅 걷는 자베르의 걸음걸이...

 

담대했고

냉철했으나

법의 엄격함이 신의 자비와 같은 거라고 생각했는지

자베르는 불행했고

결국 자살했으나

아마도 신은 그를 용서했을 거 같다

 

 

 

영화는 끝나가면서

한없이 슬펐으나

 

나는 오랜 세월

내 스스로

얼음장같이 독한 자베르의 추적에서 벗어나는

시원함을 한편 느끼면서 

눈송이가 날리는 새벽거리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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