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150여년전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정부군과 경찰에게 무자비하게 진압되는...
실패한 청년중심의 시민 시가전을 소재로 한
소설이
눈이 많이 오는 이겨울
한국의 영화관에서 뮤지컬로 나타나서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러셀 크로우는 자베르 형사역이다
장발장 역을 맡은 휴 잭맨이나
판틴 역의 앤 해서웨이가
갈채를 받는 반면에
러셀 크로우는 별로 청중의 점수를 못 따고 있는 듯 하다
파리시내 지하 하수구는
미로이며
통로가 넓어서
어린이용으로 나온 <장발장>소설에서도
오수가 흐르는 지하에서
자베르 형사와 장발장의 추적과 도주가 아슬아슬하다
오래 전
책이 귀했던 시골에서
뒷부분이 동네 할아버지 담배쌈으로 유실되었는지
떨어져 나간
장발장은 결말이 없었다
코제트는 마수를 벗어나 행복하게 사는가
장발장은 자베르의 추적을 벗어나는가
이런 답을 얻기까지는
밤 11시 30까지 교실에 남아있어야 했던
이름도 아름다운 자율학습기를 지나
아침마다 상표가 역시 유실된
그냥 맨 비닐에 담겨 나온 눅눅한 햄버거용 빵에
딸기잼을 발라 먹던 군대를 지나서였다
빅토르 위고
랭보가 사춘기를 지나 청춘의 열병을 앓던 때
로트레아몽이 굶주림으로 파리에서 죽어갈 때
그는 만년에 민중을 사랑하는 지식인으로 오랜 망명을 끝내고
파리로 개선했었다
비스마르크가 나폴레옹3세를 물리쳐준 공이 있어서 가능했다
어린 나이에 형사 자베르는
피도 눈물도 없는
유격장의 조교 같은 사람으로 보였다
레미제라블이 영화로 온다기에
꼭 보려 했는데 뮤지컬이라 해서
긴 시간에 큰 소리로 노래가 연이어 터지면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궁금한건 누가 자베르역을 하며
얼마나 배역을 소화하는가였다
자베르는 특이한 사람 같지만
우리 주변에 널려 있고
너도 나도 자베르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내 마음 속에 믿는거
신념에 의해
사람들은 늘 자베르처럼 산다기 보다
몇 년간 몇 달간
며칠
또는 친구와 형제와 만나
나보다 돈과 지위와 건강이 약한 사람을 만나
갑을관계에서 주로 내가 갑일 때
참 이런 경우는 드문데
자베르의 성격과 행동을 한순간 닮은 꼴로 실행한다
하여
빅토르 위고는 위대한 소설가이며
러셀 크로우는 배역을 잘 소화했다
낭떠러지의 돌기둥 위
난간도 없는 위험지역을
경계선에서 뚜벅뚜벅 걷는 자베르의 걸음걸이...
담대했고
냉철했으나
법의 엄격함이 신의 자비와 같은 거라고 생각했는지
자베르는 불행했고
결국 자살했으나
아마도 신은 그를 용서했을 거 같다
영화는 끝나가면서
한없이 슬펐으나
나는 오랜 세월
내 스스로
얼음장같이 독한 자베르의 추적에서 벗어나는
시원함을 한편 느끼면서
눈송이가 날리는 새벽거리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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