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7번방 유승룡의 어린 시절

guem56 2013. 2. 13. 12:30

유승룡은 주차요원을 하면서

어린 딸을 키운다

 

세상엔 영화속의 유승룡과 비슷한 사람이 많다

 

11월 11일을 빼빼로데이라 한다

 

옛날 60년대로 기억하는데

11월 3일은 학생의 날이었다

 

초등학교 때는 학생의 날이 무엇하는 날인지 잘 몰랐는데

중학교 때인가

검은 교복을 입고

검은 모자 눌러쓰고 학교 다니던 때

 

어느 과목 선생님인지 잊었지만

매우 비장하신 목소리로 광주학생의거를 설명하셨다

 

광주로 통학하던 기차에서

조선 여학생을 희롱하던 일본인 남학생을 제지하다가

온나라에 학생데모가 일어났고

그날을 기념한 날이 오늘이다 했는데

 

웬일인지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학생의 날은 슬그머니 사라진듯 하다

 

11월 11일은 빼빼로 날

즐겨 먹는 과자가 11자로 생겨서 그런거 같다

 

청이는

복지관에 다니면서

근로계약서는 해마다 다시 쓰는데

대략

 

월급은 10만원을 더 받을 때가 있다

투표권도 있으나

최저임금같은건 해당이 안된다

 

가을이 되어

푸른 하늘이 높은 때

 

곧 빼빼로 데이가 오고

청이가 낮에 주로 생활하는

허름한 작업실 건물

책상엔

 

빼빼로 과자가 산더미로 쌓인다

 

청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종이곽에 빼빼로를 쉬지 않고 넣는다

 

청이는

꾀가 없고

요령을 피울줄 몰라서

빼빼로가 다 사라지는 순간까지 열심히 집어 넣는다

 

작년 겨울에도 그 과자를 집어넣었는지 모른다

 

나는 돈을 벌면

청이를

마당 넓은 집에 살게 하고

밥해주고

오래 오래 지켜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으나

 

요즘은

그냥 서로 살아있음에

적당히 그러려니 한다

 

다만

내가 장수해서

청이가

영화속 유승룡처럼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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