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7번방의 선물 라면

guem56 2013. 2. 13. 16:27

세상엔

7번방의 유승룡 같은 사람들이

지금도 많이 살고 있다

 

자폐아

또는 발달장애아

어떻게 세상이 병명을 붙이건 간에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

 

이반제비소치는 추운 형무소에서

딱딱한 빵과 스프를 먹고 살았다

 

청이는 음식에 대한 거부권이 없다

언어가 약하니

뭘 달라지 못하고

 

맛이 없는 음식은 천천히 살펴서 먹어야 하고

맛이 있는 음식은 급하게 넘겨야 하고

 

어떤 음식도 뇌에는 그 이름이 저장되는지 모르나

다시 표현되어 그 음식 이름이 입으로 나오지 않으니

 

맛난 음식을 먹었어도 다시 달라지 못한다

 

흔히 어머니의 손맛이라 한다

어릴 때 먹었던 음식을 두고 두고 기억하고 산다

 

세상엔 어머니의 손맛을 간직하는지는 몰라도

재생해서 반추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먼 옛날

어릴 적 청이는 무엇이든지 먹지를 않았다

 

흰 우유만을 마시며

뼈가 앙상한 채

생명을 이어가던 때라

 

어느날 라면을 잘 먹었다

면발을 후르륵 삼켜서

 

몇 날 며칠을 우유외에 라면으로 이어갔다

 

인스턴트 라면은 몸에 해롭다고

예단하여

이리저리 살펴보니

우리밀 라면이란게 있었다

 

그걸 끓여 주었더니

맛이 다른지라

우리밀 라면도

그리고 그냥 라면도 다 먹게 되질 않았다

 

라면 먹는것에 만족하고

거기서 멈췄으면 참 좋았을거라고

후회해 봐야 소용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