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김수현 박기웅 연어

guem56 2013. 6. 16. 22:42

거기가 마카오였던가

전지현을 구하다가 공안에 김수현이 잡혀가던데

 

어느 새

김수현은 북한 특수부대요원으로

서울 어느 달동네에 잠입해서

 

가파른 경사의 골목길에 배달일을 하고 있었다

대체로 슬리퍼 신은 채 걸어다녔고

이상하게 올라가는 길엔 자전거를 안타더니

내려가는 길엔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박기웅은

북에서

김수현과 라이벌 조장을 하다가

역시 같은 달동네에 록커지망생으로 나타나서

 

돌이나 손바닥에 수시로 얻어 맞어야 하는

김수현과는 팔자가 다른 공작원이 되었다

 

역시 출신성분은

미국이나 북조선이나 한국이나 다 무시할 수 없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노랑머리에 실실 웃는 박기웅의 등장은

두 사람이 피튀기며 싸우는 원수가 되나 했는데

영화는 처음부터 관객에게 궁금함을 계속 공급하기 때문에

긴장도를 유지하고 보고 나서 다른 사람에게 영화를 보라 소리는 해도

내용은 이야길 못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손현주는 안하던 역을 잘 소화했으나

얼굴에 철조망 자국은 너무 커서 현실감을 저해한다

 

연어............

 

힘차게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고

수만리 북태평양을 헤엄친다는 물고기

 

한국과 북한의 수역 연해주 캄차카

그리고 캐나다 미국의 동쪽 해안가에

인간보다 더 오래 오래 연어는 살았는지 모른다

 

강물이 흐려지고

댐들이 생기면서 연어는 20세기 들어

숱하게 살아온 오랜 연어의 삶을 바꿔야 했다

이젠 강물을 찾아서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자연생식은 캄차카와 그 위쪽 러시아 수역의 강에서만 가능하다

 

다른 곳에선

연어를 잡아 사람이 알을 채취하고 치어를 길러서 방류한다

 

강원도 양양 남대천엔

해마다 연어가 돌아온다

오랫동안 연어를 방류하고 공을 들인 결과다

 

민물로 돌아온 연어는 그물에 걸리고 알을 낳아준 채 죽는다

어쩌다 상류로 올라간 연어는 역시 알을 낳고 죽는다

 

연어 축제가 열리면 생포된 연어를 가둬놓은 수조에서

축제를 즐기러온 사람들이 맨손으로 연어를 잡는 놀이를 한다

 

산천어 축제도 오징어 축제도 역시

수조에서 산채로 잡는 행사가 열린다

 

영화를 보면서

연어라는 짧은 단어가 울리고 나서

진짜 연어인가 했는데 계속 연어가 흘러나와

남파 공작원을 연어로 부르는 의미가 명확해졌다

 

영화 중반부에

연어는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 뿐만 아니라

관객인 나도 연어였다

 

그렇게 느낀 순간

영화 보는게 무섭기도 하고

또 한편 내 신세를 알게 해주서

고맙기도 했다

 

극중에서

김수현은

한때 쿠웨이트 박의 연인이었던 박혜숙에게

서너번 밥상을 받는다

 

밥상은 1970년대

시골 부잣집 밥상의 분위기였다

 

흰밥에 국이 있고

반찬도 여러가지가 솔차니 놓여있었다

 

김수현을 보러온 10대 소녀들은 몰라도

나이가 혼분식 도시락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영화 보는 도중 꽤 배가 고팠을 것이다~~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래드 피트 월드워z  (0) 2013.06.24
이미숙 아이유 정유경  (0) 2013.06.16
스타트랙 다크니스  (0) 2013.06.10
위대한 개츠비 레오나르도 드카프리오  (0) 2013.06.07
장쯔이 (일대종사)  (0) 2013.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