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당인 도화암가

guem56 2013. 7. 2. 12:45

탕인(唐寅 1470-1523)은 강소성 오현(吳縣)사람으로

문징명 축윤명등과 시문을 주고 받았다

 

젊어서 과거를 보다가

억울하게 부정행위의 혐의를 받아

절강성의 작은 벼슬자리로 유배되자

벼슬길을 단념하고 시서화를 벗하며 평생을 떠돌았다

 

복숭아 꽃을 좋아했는지 도화암을 짓고 은거하며 시와 그림을 남겼다

   

     桃花庵歌

 

桃花塢里桃花庵   桃花庵下桃花仙

桃花仙人種桃樹   又摘桃花賣酒錢

복숭아밭 언덕에 도화암

도화암에 사는 도화선

복숭아 나무 심고

도화꽃을 팔아 술을 사네

 

酒醒只在花前坐   酒醉還來花下眠

半醒半醉日復日   花落花開年復年

술이 깨면 꽃밭에 앉고

술이 취하면 꽃밭에 잠든다네

술이 깬듯 취하듯 하루가 가고

꽃이 핀듯 진듯 해가 간다네

 

 

但願老死花酒間   不願鞠躬車馬前

車塵馬足富者趣   酒盞花枝貧者緣

도화속에 술마시며 죽기를 바랄 뿐

거마앞에 몸을 굽히고 싶지 않네

말과 수레는 부자의 취미이고

술잔과 꽃가지는 빈자의 인연이라

 

 

若將富貴比貧者   一在平地一在天

若將貧賤比車馬   他得驅馳我得閑

부자는 하늘에 있고

빈자는 땅에 살 뿐이라

빈천을 거마에 비유하면

부자는 말을 달리고 나는 땅위에 한가롭네

 

 

別人笑我忒瘋癲   我笑別人看不穿

不見五陵豪傑墓   無花無酒鋤作田

사람들은 나를 제정신이 아니라 비웃지만

나 또한 사람들이 제대로 못 본다고 웃노라

오릉의 숱한 호걸 무덤을 못 보았는가

꽃도 술도 사라진 밭이 되어 버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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