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제독의 연인

guem56 2010. 5. 25. 15:08

(1)

 

제독의 연인은 메이드 인 러시아라 한다

영화 포스터의 배우가 낯설고 포스터의 그림도 뭔가 달라서

긴가민가 하고

 

어느 일요일 영화관에 갔는데 관객이 너무 적어서

실망을 했다. 서너 사람 앉아 있는 듯 했다

 

그러나 곧 영화에 몰입이 저절로 되었다

긴박한 해전이 벌어졌고 생동감이 넘쳐서 숨을 막아야 했다

 

기뢰와 어뢰가 요즘 화제거니와 기뢰가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었다

전쟁의 무대는 1916년 발틱해

독일해군과 러시아해군이 기뢰를 풀어놓은 바다에서 포격전을 주고 받았다

 

러시아 함장 알렉산드르 코르차크(Aleksandr Kolchak)는 천신만고끝에 적함을 격침시키고 요즘은 독립한 구 러시아령인 핀란드 기지로 복귀하여

축하파티를 하던 중에 연인 안나(Anna Timiorova)를 운명적으로 만난다

 

(2)

 

몇 해뒤 중앙러시아 시베리아 이루쿠츠크

 

거기에 물이 맑다는 바이칼호가 있고 안가라강이 흐른다

안가라 강은 북쪽으로 흘러 예니세이강으로 커지고 북해로 간다

 

1920년 안가라 강에 백군(White Army)의 군사지도자인 코르차크의 시체가 버려진다

안나는 30여년의 시베리아 굴라그 생활을 견디고 흐르시쵸프 시절에 평민으로 돌아왔다고 전한다

 

 

(3)

 

미하일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강)이라는 소설이 있다 1970,80년대 대학생들이 많이 읽었다고 한다

 

이 책의 시대배경이 러시아 적군과 백군의 싸움이다.

레닌의 러시아 공산주의자들에 대항하여 니콜라이 황제시절의 친황제파 군부나 귀족들이 벌인 전쟁이다

 

고요한 돈강은 읽지를 못했다 지금도 그 책들은 책꽂이에 살고 있다

첫째 러시아 사람들의 이름이 낯설고

둘째 그 적군과 백군이 왜 싸웠는지 그리고 어떻게 싸웠는지 잘 모르니

그 소설내용이 머리에 와 닿지를 않아서 포기하였다

 

그런 적백군의 싸움을

세월이 흐른뒤 우연히 보게 된 영화를 통해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케렌스키 레닌의 1917년 ,18년을 좀 더 알게 되었고...

 

(4)

 

만고충신 민영환이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장장 6개월의 기간 동안에 러시아 황제 니꼴라이 2세의 대관식에 참석하였다

 

그는 (해천추범)이라는 기행문을 남겨 당시 상황을 오늘에 전한다

 

바로 그 니꼴라이 황제가 이 영화에 등장하고

그는 1918년 비운에 죽었다

 

이 영화엔 복잡한 지난 역사가 점점이 들어있다

 

영화속에서 

코르차크는 황제의 신임을 받았으며 

반란이 성공하여 간신이 흑해 함대에서 탈출한 후에

실권자였던 케렌스키에 의해 능력을 인정받고

러시아 군을 이끌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군대의 지휘체계 문제에 대한 이견을 제시해

결국 미국으로 추방된다

안나는 그런 코르차크 주변을 맴돈다

 

(5)

코르차크 역의 콘스탄틴 카벤스키는 30대의 러시아 배우이며

안나 역을 한 엘리자베타 보야르스카야는 1985년생으로 아직 20대인데

 

노련하게 안나역을 잘 소화하였다

 

영화속의 안나는 (의사지바고)의 라라와 이미지가 비슷했다

강인한 여인의 이미지

편안한 삶보다는 사랑을 선택했고

연인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속>의 인물유형으로 전혀 어색하지가 않았다

 

영화는 코르차크 .....주인공이 죽어서

끝나는 순간 많이 슬펐다

 

그 여운이 참 길게 간다

오래 오래 생각날 듯 하다

 

광대한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한 러브 어브 시베리아

또한 이 영화를 보면서 기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