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題(무제)
만남도 어렵지만
이별은 더 어렵네
샛바람이 힘을 잃을 새
백화가 시드누나
봄누에 죽어갈 때
마지막 실을 뽑아내고
촛불은 재가 될 때
그제야 촛물이 마른다네
相見時難別亦難
東風無力百花殘
春蠶到死絲方盡
蠟炬成灰淚始乾
이른 아침 거울 보면
검은 머리 희어졌고
깊은 밤 시를 읊을 새
달빛이 차겁구나
그대 사는 봉래산
갈길이 아득하매
파랑새 이셔
소식이라 전하면 좋으련만
曉鏡但愁雲鬢改
夜吟應覺月光寒
蓬山此去無多路
靑鳥慇懃爲探看
<상견시난별역난 동풍무력백화잔
춘잠도사사방진 랍거성회루시건
효경단수운빈개 야음응각월광한
봉산차거무다로 청조은근위탐간>
이상은(李商隱)의 시는
의미가 다의적이고 뜻이 깊이 숨어 있다
위시는 이상은이 지은 여러 개의 무제시중의 하나인데
남녀간의 이별을 노래했다는 것이 중설이다
그런데 인생을 살면서 그 허무함과
허무함 속에서도 쉬지 않고 무언가 열심히 노력하는 삶의 자세를
나타내는 시라는 설도 있다
10년도 더 넘게 이 시를 사이사이 읽어보았는데 무슨 의미인지
얼개를 잘 모르고 지냈는데
미진한 상태로나마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하고
옮겨 볼 수도 있어서
적었다
언젠가 다시 보면 오늘과 다르게 생각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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