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이상은 금슬(錦瑟)

guem56 2015. 12. 26. 12:41

錦瑟

 

거문고는 어이하여 오십줄이런가

현마다 발마다 좋았던 옛날이 생각나누나

장주는 꿈에서 나비가 되었고

두우는 애틋하다 못해 두견이 되었다던가

 

푸른 바다 달빛 밝을 제 진주는 눈물을 흘리고

남전땅 햇살 따스할 때 옥은 연기를 뿜는구나

오늘 이 느낌도 언젠가 추억이 될 테지만

그때 그시절 참으로 어찌할 줄 몰랐었네

 

錦瑟無端五十鉉

一絃一柱思華年

莊生曉夢迷蝴蝶

望帝春心託杜鵑

 

滄海月明珠有淚

藍田日暖玉生煙

此情可待成追憶

只是當時已惘然

 

<금슬무단오십현

일현일주사화년

장생효몽미호접

망제춘심탁두견

 

창해월명주유루

남전일난옥생연

차정가대루추억

지시당시이망연>

 

이상은의 금슬은

금나라 원호문 청나라 조설근등

역대 시문을 하는 명사들이 두고두고 찬탄한 시다

이 시가 무엇을 주제로 삼았는지 역시 의견이 분분한데

 

국운이 쇠해가는 나라를 걱정해서 지었다는 설이 있고

작가가 젊은 시절 엄청난 문재를 가졌으나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변방의 한직을 떠돌았으니 자신을 스스로 가련해 하여 지었다는 설

그리고 일찍 별세한 아내를 추모하는 시라는 설 등등이 있다

 

어디다 초점을 맞추어도 그럴 듯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이상은의 많은 시가

희뿌연 안갯속 같은 여운을 짙게 남겨

두고두고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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