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이 시조는 아주 오래전 초등학교 다닐 때인지
국어교과서에서 배운 기억이 있다
남구만 선생의 글이다
남구만이 1665년 을사년 30대 후반에
최보의 표해록을 읽었다
최보(1454~1504)는
1488년에
제주에 공무로 갔다가 부친 상을 당하여
육지로 귀환도중 풍랑을 만나 중국 해안으로 밀려갔다
천신만고 끝에 압록강을 건너 육로로 귀환했고
그 여정을 표해록이란 글로 남겼다
그런데 최보는 연산군 시절
갑자사화에서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였다
스승 김종직의 일파로 몰린 것이 원인이다
남구만은 표해록을 읽고 시 한 수를 남겼다
看崔溥漂海錄
飽盡千危歷萬難。幾重滄海幾重山。早知不免淸流禍。魚腹藏身較似安
표해록을 읽고
숱한 위험과 어려움을 겪었나니
높은 파도와 험한 산을 얼마나 건넜는가
일찍이 선비들이 화를 당함을 미리 내다 볼 수 없어나니
차라리 물고기 뱃속이 더 나았던 건 아닌가
(고생 끝에 생환했는데 젊은 나이에 혼주 연산군의 횡포와 파당의 모함으로
죽게 된 최보를 곡한 시라 볼 수 있다
溥는 음이 부와 보로 읽히는데 사람 이름일 때는 보가 맞다
그런데 대부분의 서적에선 최부라고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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