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삶

북송 12

guem56 2019. 1. 7. 18:22

회남자는 회남왕 유안이

여러 학자들과 협동작업으로 만들었다는

백과사전 같은 책으로

 

처세 병법 치국 의약 음양론 등 다방면에 관해

유려한 문장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유안은 역모의 혐의를 입어 자살하였다

회남왕 유안의 근거지가 안후이성 화이난(淮南)이다

 

사마광의 부친 사마치는

화이난 근처 광산현에서 지방관을 했다

그리하여 사마광의 호적 고향은 지금의 산서성 샤현이나

태어난 곳은 광산현 관청 관사였다

 

사마광이 예닐곱 무렵

동네 아이들과 놀고 있는데

그 옆에 큰 물항아리가 있었고

그 위에서 놀던 아이가 풍덩 빠져 버렸다

 

놀란 아이들이 다 도망갔고 사망광도 어디론가 튀었는데

부리나케 큰 돌을 가져와 독을 깨니

 

항아리에서 물이 분수처럼 퍼져 나오고

물에 빠진 아이는 살아났다는

전설같은 사실이 있으매

근처 화공이 이를 그림으로 그려 남겼다고 한다

 

송사 사마광전에는

사마광이 일곱 살에 어른만큼 의젓했다(凜然如成人)는 기록이 있다

 

북송은 과거제도가 있었다

과거에 합격하면 입신양명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관리가 되었다

 

송나라 진종황제는 권학문에서 이런 구절을 남겼다

 

 

娶妻莫恨無良媒(취처막한무량매)

결혼하려 할 제 좋은 매파 없다고 한탄하지 마라

 

書中有女顔如玉(서중유녀안여옥)

책 속에 얼굴이 백옥 같은 미인이 있나니

 

男兒欲遂平生志(남아욕수평생지)

사나이가 평생의 뜻을 이루고자 한다면

 

六經勤向窓前讀(육경근향창전독)

육경을 창 앞에 펴놓고 부지런히 읽을 지니라

 

 

 

해마다 과거시험이 열리고 합격자 방이 붙으면

그 방을 보러 서울 시내 사람들이 몰려 드는데

 

특히 과년한 딸을 가진

부호나 명문세가에선 눈에 불을 켜고

엘리트 반열에 든 합격자들을

사윗감으로 찾았다 하니

요즘의 풍속과 많이 다르지 않다

 

과거에 합격하려면 보통 공부를 해서는 아니되니

공부에 전념해야 하고 오랜 기간 숙식 비용이 엄청나서

과거 공부반이 생기고 어린 나이부터 열심히 공부하는

풍조가 자리 잡았다

 

사마광은 20세 무렵 과거 갑과에 우수한 성적으로 척 붙었다

 

自髫齔至于弱冠 杜門讀書 不交人

(자초츤지우약관 두문독서 불교인)

 

어릴 때부터 스무살 무렵까지 문을 닫아걸고

사람들과 덜 어울리고 무섭게 공부했다는 사마광의 자술이다

 

과거 급제 이듬해 사마광은

장씨 집안의 네 살 어린 처녀를 아내로 맞이했다

 

과거 합격방을 보고 찾아온 권문세가 딸이 아니라

이미 10년전 어릴 적 양가에서 정혼해준 사이였다

 

사마광과 장씨 부인은 평생 즐겁게 큰 소리 내지 않고 살았다고 한다

 

金榜題名時 洞房花燭夜

(금방제명시 동방화촉야)

 

과거에 급제한 그 무렵 결혼까지 했다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글구다

사마광의 좋은 시절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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