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man

백거이 비파행

guem56 2021. 7. 9. 00:39

(백거이 백낙천 비파행]

 

이태백이 세상을 떠난지 10

두보 별세 2년 뒤

 

4천여수의 불후의 명시를 남겼다는

백낙천이 태어났다

 

백낙천은 스물여덟에 과거를 통과하고

설흔 넷에 그 유명한 장한가를 지어

문명이 천하에 진동했다

 

당시 임금은 헌종이었다

궁중의 하급관리인 백낙천은

대소사에 직언을 잘해서

 

성질이 불같은 헌종임금이

 

저 무례한 놈 백낙천 한번 혼을 내야겠다 벼르던 차

이강(李絳)이란 원로대신이

 

폐하 언로를 열어야 하옵니다

똑똑한 사람이 폐하를 위하여 저래 글을 올리는 것이니

너그럽게 용서하소서....

 

그러던 차

8156월달에 엄청난 사건이 벌어진다

 

당시 수석재상 무원형과 역시

재상급 어사중승 배도가

조회를 마치고 귀가 하던 도중에

자객에 의해 피습을 당한다

 

중앙정부의 통제에 불만이 많던

산동지방 절도사 이사도는 자객을 보냈다

 

동문밖에서 무원형은 람보드기니를 타고 귀가중

바로 절명하고

 

배도의 방탄 롤스로이스는 강으로 굴러 떨어졌다

옆에서 시종하던 마당쇠가 물속을 잠수하여

주인을 구해내니

배도는 며칠만에 의식이 회복되어

구사일생으로 다시 정계로 복귀한다

 

이 사건은 하도 엄청난 지라

보이지 않는 보복이 두려운지

여러 간관들이 쉬쉬하고

입밖에 사건을 올리지 못하는 형국이었다

 

중진 간관이 아닌 백낙천이

장안대로에서 재상이 절명하였으니

반드시 배후를 밝히어

죄인을 잡아다 처벌해야 한다고

상소를 올렸다

 

백낙천은 지위를 망각한 참월(僭越)죄에 걸렸다

 

평소 백낙천을 건방지다고 미워하던 원로대신들은

그러나 딱히 백낙천이 백번 옳은 소리를 했으니

죄를 엮기가 애매하던 차....

 

백낙천의 모친이 평소 꽃구경을 좋아하다가

우물에 빠져 돌아가신 일이 있었다

 

그런데 백낙천은

 

상화(賞花)와 신정(新井)이란 시를 지은 바

이는 모친의 별세를 생각할 때

 

아들로서 이런 제목의 시를 지으면 안된다는

 

도덕심이 부족한

불효죄에 해당되니...

 

벌을 주어야 마땅하다는

참신한 고소장이 접수되었다

 

백낙천은 머나먼 지방에 자사로 유배결정이 났다가

구강의 사마로 최종 판결을 받았다

 

자사는 실권이 있는 지방관이고

사마는 벼슬은 있으되 실권이 없는

자사벼슬 아래의 한직이었다

 

백낙천은

그해 8월 장안 남쪽 진령산맥을 넘어

배를 타고 양양을 지나

추운 겨울에 구강으로 부임했다

 

이듬해 2월 여산의 동림사 서림사를 찾아

마음을 달래던 중

 

여름에 큰 형님과 여러 누이 대소 친척들이

심양을 방문했다

 

심양강이란 장강(양쯔강)의 심양 유역을 이르고

여기에 분포라는 나루터가 있었다

 

여기서 북서쪽으로 양쯔강을 하류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거기가 바로

황학루가 있는....

그리고 코로나가 발생한

우한이다

 

백낙천은 말을 타고 나루터에 내려

배를 타고 출발하려는 가족 친지를

전송하는 자리에서 송별주를 마시는 중이었다

 

이때 어디선가 다른 배에서

비파소리가 들려왔고

 

워낙 음악이 대단해서

주인공을 청하여 주연의 흥을 돋았고

 

그 비파연주자는

과거 장안(시안 西安)에서

귀공자들이 황금을 싸들고

문전에 구름같이 모였다던 재색을 겸비한 기녀였다

 

나이 들고 얼굴의 빛이 바래

상인과 결혼하여 여기 심양강가에

와서 살게 되었다는 사연....

 

다시 한번 곡을 청해 다시 듣고

자신의 신세와 비슷한 그 인생유전의 사연과

비파곡조에 감동하여

백낙천은

눈물을 최류탄 맞은 듯이 흘리며

88구의 비파행을 지었다.....

 

언제였던가

까막눈이었던 내가

비파행을 보고 나름 마음에 새겨놓았던지

 

여기 저기 인터넷을 털어서

그당시 백낙천의 행적을

어설프게 더듬어 보았다~~

 

'사람 m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가 장대천(1)  (0) 2021.07.20
베게너  (0) 2021.07.19
미스터 소철  (0) 2020.06.13
미스터 증공  (0) 2020.06.12
제백석 12방인  (0) 2018.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