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 오면
아침 일찍 또는 저녁 내고향 시간에
남해바다에
숭어와
도다리 소식이 나온다
펄펄 뛰는 숭어를 잡은 사람의 환한 웃음과
쑥을 넣어 끓인 도다리 쑥국을 보면서
란(蘭)을 찾아서
통영에 갔었다는 백석을 따라하여
통영에 가볼까
생각하면서
열개가 넘는 봄이 지나갔다
찾아갈 사람도
찾아올 이도 없고
숭어와 도다리를 만날 처지도 아니어서
푸른 바다 떠난지 오래된
마른 통멸치 몇 마리를 삶으면서
어둠이 밀려나는 이른 아침에
내년 봄엔
통영에 가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