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조

이청조 취화음(醉花陰)

guem56 2012. 12. 11. 18:47

 

취화음

 

  薄霧濃雲愁永晝

瑞腦銷金獸

옅은 안개

짙은  구름

우수에 젖은 긴긴 낮

향로엔 용뇌향이 피어오르고

 

 

佳節又重陽

玉枕紗幮

半夜凉初透

가을 중양절

금침 비단 주렴

밤중에 서늘함이 파고 드네

 

東籬把酒黃昏後

有暗香盈袖

저물어 한잔 술

담장 국화향이 소매에 스미네

 

莫道不消魂

簾捲西風

人比黃花瘦

고독에 젖지말라 하지 마소

서풍이 발을 밀어낼 제

나는 국화보다 더 수척하다네

 

 

***서뇌 瑞腦(용뇌향) 

    금수 金獸(향로의 일종)

    소혼 消魂(깊은 고뇌나 근심)

 

 

 

취화음은

글자 그대로 꽃그늘에 취한다는 의미로 봐도 된다

 

1108년

이청조 나이 스물다섯

 

그해 가을에

신랑 조명성이

산동성 청주시 앙천산에 유람을 갔다

 

청조는 서늘한 밤기운에

고적한 규방에서

가을의 우수와 쓸쓸함을

드러냈다

 

1127년 겨울

이청조는 금나라 군대를 피해 청주를 떠나 남하한다

 

청조의 시가는 애상과 우수의 분위기가 많으나

전란을 피해 남하하고

낭군 조명성이 병사한 40대 후반부터의 비탄과 체념에 젖은 노래는

젊은 날 청주에서의 시가와

같은 애상이라도 분위기가 미묘하게 다르다

 

청조의 삶은

나이 들수록 시들어서

지어부른 노래보다 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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