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조

이청조 봉황대상억취소

guem56 2012. 12. 21. 13:00

 

이청조

 

 

 鳳凰臺上憶吹簫

 

 香冷金掜

被翻紅浪

起來慵自梳頭

任寶奩塵滿

日上簾鉤

향로는 차갑고

이불은 어지럽게 널려있네

머리 빗으매

거울엔 먼지가 가득하고

해는 이미 주렴위로 한참 솟았네

 

 

 

 

生怕離懷別苦

多小事

欲說還休

떨어져 있는 건 참 힘들어

이런 저런 이야기 말하려다 그만두네

 

 

新來瘦

非干病酒

不是悲秋

내 몸이 야윔은

술을 많이 마셔서도 아니고

마음이 가을을 타서도 아니라네

 

 

 

 

 

休休

者回去也

千萬徧陽關

也則難留

제발 떠나지 마세요

천만번 이별곡을 불러도 붙잡지 못하네

 

 

念武陵人遠

煙鎖秦樓

님은 멀리 갔고

내 집엔 안개도 잦아드네

 

 

惟有樓前流水

應念我

終日凝眸

凝眸處

從今又添

一段新愁

 

집앞에 물은 여전히 흐르고

그대 나를 생각하나

하루종일

뚫어지게 먼곳만 살펴

오늘도 수심은 한뼘 더 자란다네

 

 

 

 

이청조는 1101년 조명성과 결혼한 뒤

청주에 살았는데 금석을 좋아하는 조명성은

산천에 비석을 보러 많이 다녔다

 

 

1109년 이청조 26세 되던 해

가을 조명성은 아내의 만류를 무릅쓰고

장청 영암사에 갔다

 

 

봉황대상억취소는 남편이 부재한 집에서

기다리는 쓸쓸함을 적은 사(詞)

노래 분위기는 투정과 원망

그리고 회한과 작은 심술이 겹치는데

독수공방에서의 외로움이 관능의 색조를 은은하게 품고 있다

 

 

 

***양관:왕유의 시 <서출양관무고인>에서 나온 말인데 여기서 양관곡은 이별의 노래를 말한다

 

***무릉:도연명의 무릉고사와 유신(劉晨)이 완조(阮肇)와 함께 천태산에서 선녀를 만나 놀다가 삼백년 세월이 잠깐 흐른 고사가 이미지가 혼합되어 있다. 여기서 무릉인은 집떠난 남편 조명성을 뜻한다

 

***진루:진나라 목왕때 봉황을 타고 하늘로 날아갔다는 소사와 농옥의 고사를 인용하였는데 진루는 후세 시인들의 시구에서 여주인의 거처를 뜻하기도 한다

 

 

 겨울은 춥고

사람들은 마음은 여행을 꿈꾸며

 

밤이 찾아들면

외출을 삼간 채

라면을 뜨겁게 끓여 먹고

 

텔레비젼에서 연속극을 생각없이 보거나

무료영화를 찾아서 파일을 뒤적인다

 

나는 늘 먹고 사느라 시간이 모자라는데

시간은 빈틈이 언제나 있어서

그 틈에

 

이청조의 글을 만난다

곧 겨울도 가고

눈이 부신 봄날에 꽃들이 여전히 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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