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베를린 하정우

guem56 2013. 2. 1. 10:34

한국의 첩보요원은

대개 유럽의 도시

 

프라하나 부다페스트

그리고 베를린에 떨어진다

 

본부의 지원은 끊어지고

상관의 눈에 벗어나며

동료나 부하도 그를 귀찮아 한다

 

아이리스에서 이병헌이 그랬고

베를린의 한석규 또한 이와 비스름하다

 

2005년에 나온 태풍이란 영화가 있다

이미연이 비극의 절정을 보여주는 역으로 나왔으며

장동건은 쉴새 없이 부지런하게 움직였으나

 

대체로

남한 첩보원보다 한단계 더 열악한 운명의 덫에 휘둘리게 되는

탈북민이라...섬뜩이던 눈빛은

영화가 종반을 향해 갈수록 더 강도 높은 처연함에

더 더 우수에 차야만 했다

 

베를린의 하정우 또한 그러하였다

이런 영화를 보면 관객으로서

영화속에 몰입하면 할수록 주인공의 역경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추운 겨울밤 애써 들어가본 영화가

마음을 기쁘게 하거나

뭔가 머릿속에 교양이나 교훈을 한무데기 던져주거나

그래야 수지타산이 맞는데...

 

스토리의 안타까움에

사단칠정이 소진하야 심신의 피로가 가중되니

고참에게 물떠다 주고 욕얻어 먹는 격이다

 

그러나

하정우를 보노라면

 

느릿한 목소리

순간순간 상황판단을 하고

할수 있는 수단은 해보는

 

그게 주로 몸으로 때우고

무수히 날아오는 총알을 이리저리 피하는 건데

 

안즉 읽어보지는 못했으나

고등학교때 줏어들은 시지프스처럼

운명과 싸운다는 느낌

 

나도 영화관을 나가면

라면에다 파라도 썰어넣고 김치라도 얹어서

국물이 남으면 밥도 말아서

힘을 내고 살아야 한다는 계시를 받는다...

 

 

한석규의 대자대비심을 역행하여

하정우는 숨어사는 안락을 거부하고

블라디보스톡 표를 끊는다

 

나도 이제 어딘가

이정표가 없으면

밤하늘의 별이라도 보고 떠나야 겠다

 

그게 나의 일이다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7번방의 선물 오달수 박상면  (0) 2013.02.04
에너미 엣 더 게이트 루디밀라 파블리쉔코  (0) 2013.02.01
베를린 한석규  (0) 2013.01.31
김경서 영화 광해  (0) 2013.01.30
레미제라블<1> 러셀 크로우   (0) 2013.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