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안석과 소동파 <Cent cinquante- sept 157> 여든 즈음의 옹방강이 추사에게 보낸 압록강 건너온 편지는 젊은 인재를 생각하는 간절함이 있고 학문의 정진에 대한 바램이 곡진하다 평생 소동파를 숭상한 베이징의 스승을 따라 추사 또한 소동파에 대한 흠모가 각별하다 다산도 두 아들에게 평생 시문을 따라해도 동파를 흉내내기 힘들다 했다던.. 구운몽(九雲夢) 2011.10.10
브라질리아의 참치<Cent quarante-cinq 145> 마리아노 리베라가 602세이브를 해서 신기록을 세웠다는 이 가을 김병헌이 아리조나 다이아몬드팀에 있을 때 뉴욕과의 7차 마지막 결승전에서 리베라는 2점우위를 9회말에 못지키고 무너졌다 그 해 가을은 또한 911이 일어난 해 지금부터 10년 전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에 꾸준히 공을 던져 쌓은 업.. 구운몽(九雲夢) 2011.09.21
블랙 아웃... 정전의 이해<Cent quarante-trois 143> 아나톨리 김이 살펴보니 매월당 김시습과 이상이라는 필명의 김해경이 집안의 조상이라 반가웠다는데 이상의 시를 잠시 빌려 쓰면 제 1의 아해가 거짓말을 하고 제 100의 아해가 거짓말을 하고 전국이 다 정전이 될 뻔해서 순차적으로 산발적으로 점점이 흐트려 정전을 시켜서 위기를 모면했다고 하는.. 구운몽(九雲夢) 2011.09.19
추석의 이해<Cent trente-neuf 139> 추석에 대한 통상적 관해에 따르면 나는 즐거워야 한다 그런데 즐거운 명절이 나에게는 손익이라 나흘간의 연휴에 나는 자발적으로 나를 구속한다 지금 아이폰 시대에 나는 복합일체 멀티타입으로 살고 있다 한 화면에서 영화도 나오고 송강호가 신세경이 어디 있는지 알수 있듯이 내 안에 검사와 판.. 구운몽(九雲夢) 2011.09.10
비비안 리<cent onze 111> 사람이 쉬지않고 숨을 쉬고 듣고 말하고 술잔에 술을 끊임없이 따르듯이 오징어는 헤엄을 친다 넓은 바다를 떠난지 오래인데 트럭에 실려와 정착한 저 작은 수족관에서 곧 다가올 생의 마감을 모르는 채 태연하게 헤엄을 친다 만약 저 오징어의 낮과 밤 쉼없는 헤엄이 무의미하다면 사람들의 숱한 언.. 구운몽(九雲夢) 2011.07.24
영금정 <Cent huit 108> 바다를 보면 어제가 천년 뒤의 일처럼 아득하기도 하고 내일이 먼 날처럼 안개 속이라 또한 답답한 오늘을 산봉우리에 올라 내려다 보는 듯도 하여 갈까 말까 망설인 날이 한참 쌓이고 나서야 나는 바다에 갔다 벗들과 와서 갯배를 타던 곳 리유와 저녁을 먹던 집 여러 번 자리했던 영금정 동명항 횟집.. 구운몽(九雲夢) 2011.07.18
로렐라이<Cent trois 103> 로레라이 언덕아래 푸른 강 정말로 인어가 산다고 나는 믿었다 어느날 거대한 방적기계들 숲에서 새벽부터 깊은 밤까지 일이 끝이 없어 노동에 지친 사람들이 쉬고 싶다는 노래를 부를 때 나는 낭만은 책속에 있음을 알았다 설악산 공룡능선이 운무에 숨은 위험한 양쪽 다 낭떠러지 솟은 회랑에서 발.. 구운몽(九雲夢) 2011.07.12
인생삼락<Cent 100> 여름날 비님이 계속 내리신다 새벽 빗소리에 깊은 잠이 달아나 그 옛날 시골 집 초가지붕을 타고 내리는 빗방울에 낮 비행을 포기하고 오래 배고픈 듯한 제비를 생각한다 새는 비가오면 위장이 쉬는 듯 한데 사람은 끊임없이 먹어댄다 설핏 잠이 들고 오래 되었으나 또렷한 기억 뭇산과 .. 구운몽(九雲夢) 2011.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