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Cent duex> 1970년대초 강건너 우두동 소양중학교 교정은 바람이 삭막했다 나무가 없는 마당에 새로 나무를 심고 물을 주었다 그때 고등학교는 입시라서 시내 중학교보다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고 교감선생님은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공을 차면 난리가 나셨다 그 무렵 국어시간에 노인과 바다가 나왔는지 헤밍웨.. 글과 삶 2011.07.12
르느와르와 피카소<Cent un> 거투르드 스타인과 레오 스타인은 남매이다 미국에서 공부하다가 그들은 파리에 정착했다 아직 마티스나 피카소가 젊었고 세상 사람들이 그들의 이름과 작품에 눈길을 두지 못할 때 스타인은 마티스 작품을 사들였다 그리고 피카소의 작품이 주욱 그녀의 손에 들어왔다 피카소는 스타인의 초상화도 .. 글과 삶 2011.07.11
경포호 서호<Quatre-vingt-dix-neuf 99> 비가 오는 날 바다에 가야 한다 경포 앞바다는 건물을 사이에 두고 호수와 바다가 있다 가능하면 저 건물줄을 치우고 나면 호수와 바다가 이어져 비로소 경포가 제 모습을 찾을 것이다 민물고기는 다 사라지고 바닥엔 오물이 쌓여 투명도를 잃어버린 경포호는 이미 시멘트와 아스팔트의 울타리가 지.. 글과 삶 2011.07.07
새우와 모딜리아니<Quatre-vingt-dix-huit98> 청운의 꿈을 안고 파리에 온 모딜리아니는 배고픔에 시달리고 앱생트 독한 술에 절어서 서서이 죽어갔다 미술교과서에 실린 목이 길고 표정없는 여인이 잔느란걸 이제야 알았다 살아서 추웠고 죽어서 오래오래 꽃다발을 받았고 짙은 아쉬움속에서 살아있는 사람 모두를 처연하게 했다 내가 동해 어.. 글과 삶 2011.07.07
박태보<Quatre-vingt-dix> 빗소리가 커서 새벽에 잠을 깬다 살아온 날이 앞으로 살아갈 날 보다 더 많을거 같다는 느낌은 살아가는 사람의 힘을 빼기 쉽다 뜨듯한 푸얼차 어찌 보면 무미의 맹맹함 속에서 뜬금없이 박태보가 떠오른다 박태보는 외삼촌이 두 분이다 동해 푸른 바닷가 바로 옆에 약천이 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 글과 삶 2011.06.29
쁘아띠에에서 온 책 곽희의 임천고치<Quatre-vingt-un> 강릉 초당에 가면 허난설헌 생가가 있다 10여년전엔 한적했는데 요즘은 찾는 이 많아서 휴일엔 둘러봐도 사람의 발길로 번잡하다 초당에서 두부를 먹고 느릿한 걸음으로 난설헌 생가에 들어가 이리저리 둘러보다 보면 한나절이 금새 간다 남한강이 흘러 경기도로 들어가는 원주 부론 강가로 가기 전.. 글과 삶 2011.06.21
두부 그리고 회남자<soixante-treize> 시골집은 가마솥에 밥을 한다 소나무 장작이 한참 타들어가면 가마솥 뚜껑이 하늘로 살짝 솟으며 김을 내면 쌀익는 냄새가 난다 가마솥에 밥을 푸면 누룽지가 솥주인처럼 앉아 있다 추석이 오거나 설이 오기 열흘 전 쯤 부엌이 새벽부터 바쁜 날 졸린 눈을 비비고 부엌을 보노라면 밥할 때와는 전혀 .. 글과 삶 2011.06.11
솔제니친<Soixante-neuf> 소피아 로렌 눈이 크고 입술도 크다 엘 시드(El Cid)에서 찰톤 헤스톤과 연인으로 나왔다 어쩔수 없는 정황상 아버지의 죽음을 부른 사람과 갈등 끝에 나중에 사랑했고 마지막에 그는 전쟁중에 죽었다 소피아 로렌은 이탈리아 영화 해바라기에 1970년 등장했고 이 영화는 실제 소련에서 촬영했으며 우여.. 글과 삶 2011.06.04
알튀세르의 편지<Soixante-quatre> 1980년대에 문학과 지성이란 잡지가 있었다 지금도 있는지 나는 서점에 잘 가지 않아 모른다 그 잡지 뒤 편에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담배 피는 사진과 함께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 La barbarie a visage human)이란 책의 책광고가 늘 실렸다 그 책은 레비(1948년~)가 설흔살도 되기 전에 펴내서 온세상으로 퍼진 .. 글과 삶 2011.05.31
갈치천 포박자(抱朴子)<Soixante-trois> 무엇이든지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글씨를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한문 서예를 배우러 가면 한일자 획을 긋고 그리고 나서 영자 팔법을 배운후 서너달 지나면 천자문을 쓰고 그 다음 구양순의 글씨나 안진경의 서첩을 따라 쓰게 된다 당나라의 강직한 장군이자 서예가인 안진경은 .. 글과 삶 2011.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