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공망 부춘산거도<Cinquante-neuf> 중국 원나라 때 황공망이란 화가가 부춘산거도(富春山居圖)란 그림을 남겼다 오홍유(吳洪裕)란 사람이 그 그림을 애지중지하다가 죽을 때 같이 태워달라는 욕심을 냈다 그 아들인지 조카인지 불에 타기전의 그림을 구해냈으나 태우려고 그랬는지 두 조각이 났다 앞머리 작은 부분은 오늘날 저쟝성 항.. 글과 삶 2011.05.26
김기수의 흔적을 찾아서<Cinquante-huit> 진해엔 벚꽃이 지고 산에 흐드러지던 진달래도 그 붉은 잎을 떨구는 때, 그 옛날 진해 쪽에서 10년을 산 담정 김려(金鑢) 김려의 친구 이옥이나 김려의 문체가 당시 시류에 어긋나서 미움을 샀는지 김려의 인생은 고단했다 김기수란 사람이 있다 병자년에 조선은 일본과 강화도 조약을 맺는다 그해 일.. 글과 삶 2011.05.25
몽테크리스토 백작<Cinquante-trois> 내가 살던 집엔 닭장이 있었다 새벽에 닭이 울었고 먼동이 트면 소가 음메 소리를 냈다 아침 안개가 피어 오를 무렵엔 문밖 청도라지와 백도라지에 이슬이 맺혔다 그 도라지꽃을 보면서 나는 보리밭 길을 건너 매화학교엘 갔다 벚나무가 우람한 그늘을 지나 지붕이 초가인 교실엘 들어섰다 아름답고 .. 글과 삶 2011.05.21
소동파 황주한식시첩<quarante-quatre> 어느해 봄인지 가을인지 인사동 어느 필방에서 일본 二玄社판본의 소식집을 샀다 그 처음에 황주한식시가 실려있다 오언시인데 글씨가 법이 자유로와 내 눈에는 못 쓴 글씨로 보였고 한식에 쓴 시라 고향을 그리워함은 알겠는데 자구의 문의가 정확히 느껴지질 않아 시도 별로 좋은 시라고 생각하지 .. 글과 삶 2011.04.06
유기 적천수<quarante-duex> 화면에서 보여주는 일본 미야기 후쿠시마 지역의 재난은 박중훈 말대로 해운대 영화화면보다 훨씬 더 끔찍한 모습을 보여준다 일본 시민들이 이 아픔을 이겨내고 안정된 일상생활로 빨리 돌아가기를 기원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현재의 삶이 풍요하고 좀 잘 나갈때는 기쁜 마음에 미래도 그러려니 하.. 글과 삶 2011.03.14
이상적의 글<quarante et un> 세한도는 예전 고등학교 국어 책에서 보았다. 지금은 기억이 없어 누가 쓴 글인지 모르겠는데 어렴풋이 세한도 그림과 세한도에 관한 내용인지 본거 같고 이상하게 고등학교 국어 책에선 두 편의 글이 늘 머릿속에 유난히 잘 떠오른다 하나는 유종원의 시 한편 (강설 江雪)이고 하나는 최재서의 글 (문.. 글과 삶 2011.03.12
육유와 설인귀<trente-trois> 조선시대 벼슬살이 하거나 시골 선비라도 늘 시를 지었으니 시를 지으면 운을 맞추어야 했고 당나라시나 집안 유명한 조상의 한시운을 본따서 시를 지었다 정조임금이 그 단아한 문체를 칭찬한 성대중 그는 고구마를 들여온 사람으로 알려진 조엄을 따라 일본에 다녀온적도 있는데 무관이면서 글을 .. 글과 삶 2011.02.25
구양수의 사람보는 눈<vingt-sept> 구양수는 당송 팔대가의 한사람이다 문사로 알려졌으나 문사 이전에 정치가이다 영욕이 파도를 타는 파란만장한 생을 살았으며 숱한 시문을 남기고 송나라가 국력이 더 약해지기 전에 떠났다 당송팔대가엔 소순 소식 소철 삼부자가 들어있다 구양수가 50대에 20을 갓넘은 소식(소동파)의 글을 아마 과.. 글과 삶 2011.02.16
성삼문의 천지송<vingt-quatore> 풍고(楓皐)집은 정조의 사돈 김조순의 개인문집이다 그 풍고집을 보다가 천지송이란 시를 보았다 ........................... 쉴 새 없이 시내버스가 드나드는 베이징 팔달령 만리장성쪽으로 빠져나오면 넓은 평원에 과수농장이 유장하게 자리잡아 번잡한 곳이 어드메뇨 하고 묻는다 저 넓은 땅에 농약도 안.. 글과 삶 2011.02.10
레마르크 개선문 백담사 가는길<dix> 1660년 경자년에 환갑이 넘은 허목이 삼척부사가 되었다 그는 평강 양구쪽을 거쳐 인제동쪽 남교(嵐校)까지 간다 거기서 한계령아래쪽으로 돌아서 양양 낙산사로 빠져 나간다 옛날 사람들이 동해로 빠져 나가던 길이 지금은 어디인지 자세히는 모르겠다 남교리는 지금 설악산의 십이선녀탕 가는 길목.. 글과 삶 2011.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