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강의 양생론을 읽으며<Cinquante-quartre> 감숙성 란조우에서 섬서(Shaanxi)성 시안으로 오는 사이에 보계(寶鷄 Baoji)라는 인구 370만의 큰 도시가 있다 보계근처에 위수(渭水)가 흐른다.... 보계에서 1백여리 좀 더 가면 오장원 벌판이 있다 만고충신 제갈량이 출사표를 던지고 조조를 벌하러 중원을 회복하러 오다가 사마중달을 만나 싸운 곳 오장.. 나의 이야기 2011.05.21
몽테크리스토 백작<Cinquante-trois> 내가 살던 집엔 닭장이 있었다 새벽에 닭이 울었고 먼동이 트면 소가 음메 소리를 냈다 아침 안개가 피어 오를 무렵엔 문밖 청도라지와 백도라지에 이슬이 맺혔다 그 도라지꽃을 보면서 나는 보리밭 길을 건너 매화학교엘 갔다 벚나무가 우람한 그늘을 지나 지붕이 초가인 교실엘 들어섰다 아름답고 .. 글과 삶 2011.05.21
추사고택 가는 길<Cinquante-duex> 추사고택 가는길 어느 해 더운 여름이 오기 전 나는 예산에 갔다 거기 추사선생 고택이 있다 아 침 일찍 가서 경기도 땅을 지나 국도로 접어들어 널찍하고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기와집과 기념관 추사선생 생가에 갔다 추사의 증조모 화순옹주 남편 김한신이 죽자 식음을 전폐하고 따라 세상을 떴다는.. 나의 이야기 2011.05.20
신종플루의 추억 세 개의 전장(戰場) <Cinquante et un> 세 개의 전선(Three Fronts) 2년전 신종플루가 한창 기세를 떨치던 시월달 그리고 동짓달.. 어른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학생들 노인들 백신을 맞던 때 학교엔 결석생이 넘치고 뉴스엔 사망자 소식과 집단 고열증세가 어디서 터졌다고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흘러 불안감이 하늘로 뭉게 뭉게 솟.. 나의 이야기 2011.05.19
낙동강 칠백리<Cinquante) 낙동강 병산서원 모래밭에 앉아 있거나 회룡포 물줄기 구멍뚫인 쇠다리 위에 서면 시간을 잊는다 흐르는 듯 멈춘 듯 그 유장한 물의 흐름앞에서 짧은 인간의 하루 더 짧은 머무는 시간 서너시간 그 작은 시간에 앞 천년 뒤 천년이 다 머릿속에 맴돈다 낙동강 칠백리 조명희란 사람이 있었다 나라가 일.. 동서남북 2011.05.19
시리아의 죽어가는 사람들<Quarante-neuf> 시리아 통일한국 면적보다 약간 작은 땅 그리고 인구는 2천 2백만의 나라 프랑스에서 독립하고 나서 이스라엘과 전쟁을 한 나라 이나라 대통령은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 Assad) 아버지로부터 정권을 물려받은 안과의사의 길을 걸었던 사람 안과학 공부하러 영국에 유학했고 귀국하여...대통령이 되었.. 나의 이야기 2011.05.18
로트레아몽을 알게 된 봄...<Quarante-huit> 길이 끝나면 여행이 시작된다 저 멀리 주막이 보이면 다시 갈래길이 나오고 그때 별을 보고 밤에 떠나든 하루 쉬고 다음날 아침에 신발을 고쳐 매든 여행은 또 시작된다... 청춘 스무살 누구나 다 지나가는 시간이다 내 청춘의 시간표는 최류탄 가스 분출량 증가와 비슷하다 머리가 똑똑한 사람들은 데.. 나의 이야기 2011.05.07
해바라기와 저수지<Quarante-sept> 내 어릴적 매화초등학교는 우물물을 길어 먹었습니다 두레박이 풍덩하면 6학년 학생들이 물을 떴고 큰 주전자에 담은 물을 1학년 교실에다 놓고 가곤 했더랍니다 그 우물 옆과 교장선생님 사시는 사택 주변엔 해바라기가 흐드러졌습니다 여름이 가고 해바라기가 꽃이 무거워 고개 숙이면 가을이 옵니.. 유치리 이야기 2011.05.06
안나와 화채봉 가던 날<Quarante-six> 안나와 화채봉 가던 날 푸른 동해에서 바다를 보다가 울산바위 보이는 미시령을 오르노라면 다시 여길 언제 오나 한 달 뒤에 다시 와도 그런 회한에 젖는다 눈덮인 한계령을 넘어가다 보면 차가 굽이를 돌을 때 무척 꺽이는 느낌 그리고 낭떠러지에 유리창 한켠이 다가갈 때 소변이 나올 거 같은 긴장.. 나의 이야기 2011.05.06
무후사를 찾아서<quarante-cinq> 내 살던 고향 뒤에는 매화산 앞에는 금은산 언제나 눈이 많았다 논에 얼음이 얼면 논두렁이 터진다 어른들은 고인 물을 퍼내 얼음을 막고 아이들은 용케 얼음 언 논을 찾아 닥나무 껍질로 팽이를 돌리고 현중이 할아버님이 만든 썰매를 탔다 봄이 와 먼산에 눈이 녹고 나면 여름 개울에 나가 헤엄을 치.. 춘천이야기 2011.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