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튀세르의 편지<Soixante-quatre> 1980년대에 문학과 지성이란 잡지가 있었다 지금도 있는지 나는 서점에 잘 가지 않아 모른다 그 잡지 뒤 편에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담배 피는 사진과 함께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 La barbarie a visage human)이란 책의 책광고가 늘 실렸다 그 책은 레비(1948년~)가 설흔살도 되기 전에 펴내서 온세상으로 퍼진 .. 글과 삶 2011.05.31
갈치천 포박자(抱朴子)<Soixante-trois> 무엇이든지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글씨를 쓴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한문 서예를 배우러 가면 한일자 획을 긋고 그리고 나서 영자 팔법을 배운후 서너달 지나면 천자문을 쓰고 그 다음 구양순의 글씨나 안진경의 서첩을 따라 쓰게 된다 당나라의 강직한 장군이자 서예가인 안진경은 .. 글과 삶 2011.05.30
교룡출해(蛟龍出海)<Soixante-duex> 내 가슴에 깊은 슬픔의 강이 흘러 칠년 가뭄에도 강물 한방울 줄지를 않고 구년 홍수에도 강물 한방울 늘지를 않더니 그리 견고한 슬픔에도 밥은 넘기고 때가 되면 눈을 뜨니 잠은 자는거 같더니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그 깊고 넓은 강줄기가 말라 붙었다 유비가 조조에게서 벗어날 때 호출뇌롱(虎.. 나의 이야기 2011.05.30
양배추즙<Soixante et un) 낮엔 더우나 아침엔 여전히 서늘한 기운이 있다 냉장고 아래 칸에 양배추를 꺼내 겉껍질을 걷어내고 한꺼풀씩 손으로 살살 잘라가며 서너 층을 분리했다 적당히 손으로 썰고 물로 씻어 남비에 넣고 황정과 토복령 달인 물을 넣어 약불에 끓였다 물이 끓자 만두를 9개 넣고 같이 삶았다 양배추 잎이 익.. 나의 이야기 2011.05.28
사라예보 그리고 가자지구<Soixante> 춘천을 봄내라 부른다 봄내에는 개나리가 많았다 요즘은 그리 많이 보이지는 않는다 73년 봄 산에는 진달래 피고 학교 교정에는 개나리가 피던 때 전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사라예보 유고슬라비아의 사라예보에서 한국여자 탁구가 단체전 우승을 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거리엔 탁구장이 생기고 .. 동서남북 2011.05.27
황공망 부춘산거도<Cinquante-neuf> 중국 원나라 때 황공망이란 화가가 부춘산거도(富春山居圖)란 그림을 남겼다 오홍유(吳洪裕)란 사람이 그 그림을 애지중지하다가 죽을 때 같이 태워달라는 욕심을 냈다 그 아들인지 조카인지 불에 타기전의 그림을 구해냈으나 태우려고 그랬는지 두 조각이 났다 앞머리 작은 부분은 오늘날 저쟝성 항.. 글과 삶 2011.05.26
김기수의 흔적을 찾아서<Cinquante-huit> 진해엔 벚꽃이 지고 산에 흐드러지던 진달래도 그 붉은 잎을 떨구는 때, 그 옛날 진해 쪽에서 10년을 산 담정 김려(金鑢) 김려의 친구 이옥이나 김려의 문체가 당시 시류에 어긋나서 미움을 샀는지 김려의 인생은 고단했다 김기수란 사람이 있다 병자년에 조선은 일본과 강화도 조약을 맺는다 그해 일.. 글과 삶 2011.05.25
낮은 지상의 소련 헬리콥터 체르노빌과 후쿠시마<Cinquante-sept> 1986년 서울에서 가을에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 그 해 사월에 소련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원자력 발전소가 터져 버렸다 소방대원이 출동하여 화재를 진압하고 그 다음 1만여명의 광원이 동원되어 발전소 아래 지하에서 고온과 방사선 피폭을 무릅쓰고 사후안전을 위한 갱도를 팠다(나는 이 과정.. 동서남북 2011.05.24
봉하촌장님의 기일에<Cinquante-six> 80년대 초 이 땅에 초가지붕이 사라지고 아직 아파트의 숲은 생기기 전 천연색 tv방송이 시작되어 마르코 폴로의 <동방여행>프로그램 앞으로 시골 아저씨들이 이장님 댁으로 모여들던 그때 세상은 역시 지금처럼 어수선했다 팔 줄만 알지 물건 살 줄 모르는 일본 때문에 미국은 적자가 불어났고 그.. 나의 이야기 2011.05.23
백낙천 문징명의 비파행(琵琶行)<Cinquante-cinq> 양자강 만리장강이 설산을 흘러내려 충칭을 지나고 상해로 들어가기전 숱한 호수와 지류가 있다 고을마다 강의 이름이 따로 있고 구강(九江 JiuJiang) 아래로 내려오면 여산이 있고 동남으로 가면 도자기가 나오는 경덕진이 있다 그 아래 동남엔 포양호가 넓은 바다처럼 있고 그 아래 서남엔 난창(南昌).. 카테고리 없음 2011.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