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겐(Recep Tayyip Erdogan) <Quatre-vingt-trois>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국어 교과서 배우는거 말고 고전이란 과목이 있었다 조선시대 옛말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칠판에 잔뜩 글씨를 써놓으시고 아래 아와 삼각형 모양의 반치음 같은 것이 왜 생기고 어떻게 사라졌는가를 말씀하시면서 터키란 나라와 터키 말을 설명하셨다 그 과목은 대학입시에 직접.. 동서남북 2011.06.22
할아버지의 말씀...거울과 얼굴<Quatre-vingt-duex> 산에서 나무를 베어오시는 늦은 가을 밭에서 옥수수를 거두시던 뜨거운 여름 할아버지는 표정이 없으셨고 가끔씩 나에게 이르셨다 사내는 거울을 보들 않으며 풀에 낫을 대다 어쩌다 손에 피가 흐르면 쓰윽 닦을 뿐이란다 먼산을 보고 구름이 가는 모양따라 뭉게 뭉게 네 꿈을 피어올려 머나먼 서울.. 나의 이야기 2011.06.22
매화<Quatre-vingt-duex> 한잔의 술을 마시고 이른 새벽 머리는 몽롱하나 손은 말을 듣던 시간 나는 늘 매화를 그렸다 매화를 그린 시간은 짧았으나 매화가 사는 시간은 길었다 주인이 게을러서 물을 오래 못 씌운 매화는 말라죽을뻔 했으나 말라죽기 전에 심성이 한결같지 않은 주인을 만나선지 종이가 구겨지고 매화 역시 갈.. 나의 이야기 2011.06.22
쁘아띠에에서 온 책 곽희의 임천고치<Quatre-vingt-un> 강릉 초당에 가면 허난설헌 생가가 있다 10여년전엔 한적했는데 요즘은 찾는 이 많아서 휴일엔 둘러봐도 사람의 발길로 번잡하다 초당에서 두부를 먹고 느릿한 걸음으로 난설헌 생가에 들어가 이리저리 둘러보다 보면 한나절이 금새 간다 남한강이 흘러 경기도로 들어가는 원주 부론 강가로 가기 전.. 글과 삶 2011.06.21
모비딕 황정민<Quatre-vingts> 시골엔 먹을게 없다 하지만 읽을 것도 없다 지구를 반 바퀴 걸어서 돈다는 영원히 걷는 부대 11사단이 홍천에 있다 세월이 변해 요즘은 기계화 부대가 되어 걷지 않는다니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다 유치리 내집은 늘 새벽 한밤중 이른 저녁 저벅 저벅 군인아저씨들의 걷는 소리가 들렸다 밤도 없이 추.. 영화이야기 2011.06.20
유치리의 메뚜기<Soixante-dix-neuf> 사람은 언제나 앞날을 점치고 지나간 날을 기억한다 한달 전 10년 전 그리고 아주 오래전 시간이 멀수록 기억은 희미해지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감각과 결합하면 예컨대 아주 즐겁게 들은 음악 맛있게 먹은 음식 아슬아슬하게 올라가본 고개마루 높은 산골짜기 수십년 전이라도 생생이 기억의 .. 유치리 이야기 2011.06.18
최문순과 등록금<Soixante-dix-huit> 주문진에 가면 석양이 아름다운 호수 향호가 있다 향호 3교 다리 아래로 호수물은 모래를 가르고 바다로 빠져나간다 그 아래 물이 얕아 어린이가 뛰어 놀수 있는 소돌 해수욕장이 있고 더 내려가면 흔할 땐 꽁치가 100마리에 만원 한다는 주문진 시장이 있다 여름에 가면 물회가 있고 겨울에 가면 연탄.. 나의 이야기 2011.06.17
리나 단비(單飛 ) <Soixante-dix-sept> 당나라의 시인 崔顥(최호)가 黃鶴樓(황학루)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읊었다 黃鶴一去不復返(황학일거불부반) 황학은 한번 떠나 돌아오지 않고 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 빈 하늘엔 흰 구름만 유유히 떠도는구나. 1200년의 세월을 넘어 오늘날도 애송되는 저 시의 고장이 바로 우한(武漢)이다 양.. 동서남북 2011.06.16
부산(傅山 Fu Shan) <Soixante-seize> 산시성 우타이산(五臺)에 무하(無瑕)선사가 24세에 출가하여 천하의 명산 대찰을 방랑하다가 안후이성 지우화산(九華)에 들어가 각고의 수행을 했다 제자를 받지 않고 사람을 만나지 않으며 100년을 지내다가 126세에 열반하였다 전해지고 명나라 임금 숭정제(비운의 마지막 황제임)가 <응신보살 應身.. 건강한 삶(병과 치유) 2011.06.15
약사리 고개 권진규<Soixante-quinze> 약사리 고개.. 춘천의 북동에 봉의초등학교가 있고 남서쪽에 춘천초등학교가 있다 이 가운데를 가로 질러 효자동쪽에서 중앙시장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약사리 고개이다 약사리 고개의 동쪽 초입새 봉의학교 바로 아래에는 시내가 흘렀다 이미 70년대에 물이 탁해서 손을 넣을 수 없었고 언젠가 시멘.. 춘천이야기 2011.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