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즙<Soixante et un) 낮엔 더우나 아침엔 여전히 서늘한 기운이 있다 냉장고 아래 칸에 양배추를 꺼내 겉껍질을 걷어내고 한꺼풀씩 손으로 살살 잘라가며 서너 층을 분리했다 적당히 손으로 썰고 물로 씻어 남비에 넣고 황정과 토복령 달인 물을 넣어 약불에 끓였다 물이 끓자 만두를 9개 넣고 같이 삶았다 양배추 잎이 익.. 나의 이야기 2011.05.28
봉하촌장님의 기일에<Cinquante-six> 80년대 초 이 땅에 초가지붕이 사라지고 아직 아파트의 숲은 생기기 전 천연색 tv방송이 시작되어 마르코 폴로의 <동방여행>프로그램 앞으로 시골 아저씨들이 이장님 댁으로 모여들던 그때 세상은 역시 지금처럼 어수선했다 팔 줄만 알지 물건 살 줄 모르는 일본 때문에 미국은 적자가 불어났고 그.. 나의 이야기 2011.05.23
혜강의 양생론을 읽으며<Cinquante-quartre> 감숙성 란조우에서 섬서(Shaanxi)성 시안으로 오는 사이에 보계(寶鷄 Baoji)라는 인구 370만의 큰 도시가 있다 보계근처에 위수(渭水)가 흐른다.... 보계에서 1백여리 좀 더 가면 오장원 벌판이 있다 만고충신 제갈량이 출사표를 던지고 조조를 벌하러 중원을 회복하러 오다가 사마중달을 만나 싸운 곳 오장.. 나의 이야기 2011.05.21
추사고택 가는 길<Cinquante-duex> 추사고택 가는길 어느 해 더운 여름이 오기 전 나는 예산에 갔다 거기 추사선생 고택이 있다 아 침 일찍 가서 경기도 땅을 지나 국도로 접어들어 널찍하고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기와집과 기념관 추사선생 생가에 갔다 추사의 증조모 화순옹주 남편 김한신이 죽자 식음을 전폐하고 따라 세상을 떴다는.. 나의 이야기 2011.05.20
신종플루의 추억 세 개의 전장(戰場) <Cinquante et un> 세 개의 전선(Three Fronts) 2년전 신종플루가 한창 기세를 떨치던 시월달 그리고 동짓달.. 어른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학생들 노인들 백신을 맞던 때 학교엔 결석생이 넘치고 뉴스엔 사망자 소식과 집단 고열증세가 어디서 터졌다고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흘러 불안감이 하늘로 뭉게 뭉게 솟.. 나의 이야기 2011.05.19
시리아의 죽어가는 사람들<Quarante-neuf> 시리아 통일한국 면적보다 약간 작은 땅 그리고 인구는 2천 2백만의 나라 프랑스에서 독립하고 나서 이스라엘과 전쟁을 한 나라 이나라 대통령은 바샤르 알 아사드(Bashar al Assad) 아버지로부터 정권을 물려받은 안과의사의 길을 걸었던 사람 안과학 공부하러 영국에 유학했고 귀국하여...대통령이 되었.. 나의 이야기 2011.05.18
로트레아몽을 알게 된 봄...<Quarante-huit> 길이 끝나면 여행이 시작된다 저 멀리 주막이 보이면 다시 갈래길이 나오고 그때 별을 보고 밤에 떠나든 하루 쉬고 다음날 아침에 신발을 고쳐 매든 여행은 또 시작된다... 청춘 스무살 누구나 다 지나가는 시간이다 내 청춘의 시간표는 최류탄 가스 분출량 증가와 비슷하다 머리가 똑똑한 사람들은 데.. 나의 이야기 2011.05.07
안나와 화채봉 가던 날<Quarante-six> 안나와 화채봉 가던 날 푸른 동해에서 바다를 보다가 울산바위 보이는 미시령을 오르노라면 다시 여길 언제 오나 한 달 뒤에 다시 와도 그런 회한에 젖는다 눈덮인 한계령을 넘어가다 보면 차가 굽이를 돌을 때 무척 꺽이는 느낌 그리고 낭떠러지에 유리창 한켠이 다가갈 때 소변이 나올 거 같은 긴장.. 나의 이야기 2011.05.06
아침밥<vingt-huit> 누구나 하루 세끼를 먹고 산다 일년이면 대략 1천끼니를 더 먹는다 30년 동안이라면 3만끼니가 된다 예전에 삼대가 같이 살거나 자녀가 5,6남매 되던 때에 어떤 주부가 시집와서 30년 7인가족 밥을 했다면 3만곱하기 7하면 20만인분 이상 밥을 하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중국 윈남성 모수족 남자들은 밥하고.. 나의 이야기 2011.02.17
세로토닌 ...아침에 일어나는 것 담배 카드 컴바둑<vingt-duex> 생로병사의 비밀 묵은 프로그램 재방송에서 사람 뇌속에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기분에 따라 활동하는 모습을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양수리 다산선생 흔적이 있는 물굽이를 지나 용문 홍천을 거쳐 속초로 가는 길은 예전에 좁고 길었다 홍천 지나 검문소가 있는 철정 버스안에 늘 헌병이 올라왔다 군인.. 나의 이야기 2011.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