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님의 오랜 여행 미산 계곡의 물과 아홉 살이 고개 골짜기 마다 내린 물 그리고 신라 마의태자와 연관이 있다는 김부리에서 내린 물이 합쳐서 인제 합강으로 가기 전에 하남초등학교 앞을 지난다 지금은 아스팔트가 훤하여 기린이나 상남가는 길이 편하지만 예전엔 흙먼지 날리는 진흙길이어서 하남에 .. 춘천이야기 2012.09.14
피카소 청색시대.... 봉의산 아래 지금은 없어졌지만 도립문화관이란 전시장겸 강연장이 있어서 나중에 시립으로 되더니 그 전시관에서 아마 베트남이 자유월남으로 있던 때 피카소 작품전이 열렸었다 중학교 미술책에는 얼굴에 코와 눈이 제맘대로 붙어 있어서 처음 보는 순간에 참 해괴한 그림이다 했는.. 춘천이야기 2012.08.21
하농(夏農) 경강 화천과 양구에서 내린 물이 의암댐을 거쳐 강촌 백양리 그리고 경강역을 지난다 백양리 알흠단 골짜기와 경강 골로 들어가던 맑은 물 자리는 나란히 골프장이 되었고 이제는 이름도 잊은 만성이가 기차타고 따라댕기던 백양리 여고생 집은 초야에 흔적이 사라졌다 경강역은 폐역이 되었.. 춘천이야기 2012.07.28
김숭겸 춘망(春望) 시한수 옛날 봄내엔 개나리가 많았다 육교가 있던 봉의학교 교정에도 지금은 미니학교가 되어 이제 문을 닫을 판인 중앙초등학교 춘천초등학교에도 개나리가 지천이었다 봄내의 꽃이 아마 개나리 개나리 환한 어느 봄날 시한수를 배웠다 시가 슬퍼서 적어놓았고 30여년이 흘렀다 시를 가르쳐준.. 춘천이야기 2012.07.18
저장성 닝보 명이대방록..... 아주 오랜 옛날 약사리 고개위로 밤이 되면 소방서 망루에서인지 아니면 미군부대에서 해주는 건지 서치라이트가 봄내 시내를 천천히 360도 불비춰주던 그 시절 자라목처럼 짧은 서가에는 <좁은 문>과 <명이대방록>이란 책이 있었다 좁은 문은 외사촌누나 책이고 명이대방록은 .. 춘천이야기 2012.07.17
윌리엄 포크너 삼중당 문고 중학교 일학년인지 이학년인지 국어 책에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나왔다 커다란 물고기를 잡은 노인이 바닷가로 고기를 끌고 왔을 때는 고기는 상어에 뜯겨서 뼈만 남았다는 이야기라고 국어선생님은 말씀하셨는데 어린 나는 뭐하러 고생하고 뼈만 끌고 왔는지 차라리 미리 놓.. 춘천이야기 2012.06.25
천안문사태 64의 그늘 74년 여름 학같다던 육영수 여사가 흉탄에 돌아가시고 흑백텔레비젼에서 비춰주는 대통령이 눈물을 닦는 장면 안채에 늘 말이 없던 할머니도 눈물을 줄줄 흘리시고 봉의산 아래 도청쪽에 있다는 빈소엔 사람들이 줄줄이 다녀왔다 그 다음해 봄엔 월남이 망했다 청룡 맹호부대가 그렇게 .. 춘천이야기 2012.06.11
베냐민 네탄야후... 엔테베 작전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시멘튼 건물인데 2층이었다 625 끝나고 미군들이 지원해준 콘트리트로 지어서 아주 튼튼했다고 여길 졸업한 선생님들이 늘 말씀했는데 1층은 서늘하고 화장실이 가까워 3학년이 쓰고 여름에 폭염을 받아 뜨듯한 2층은 2학년 몫이었다 7월 어느날 담임선생님인지 .. 춘천이야기 2012.05.30
빌리 차일드쉬(Billy Childish) ...최재서와 이상 오래된 기억의 저편에 국어교과서가 있다 지금은 사라진 봄내시의 미군부대 사이렌이 밤 11시 30분에 울리면 밤 열두시엔 통금이 시작되고 그래서 그 30분 안에 약사리 고개 죽림성당과 소방서 망루를 사이에 둔 언덕을 넘어 집으로 가야 한다 낮에도 밤에도 정석책을 풀던 때 국어책엔 김.. 춘천이야기 2012.05.24
마이 웨이 장동건 남양군도<Cent quatre-vingt-quinze 195> 먹고 살다 보면 세월은 소리 없이 흐른다 춘천 약사리 고개 넘어 양키시장이 있고 그 옆 골목에 순대국도 팔고 파전에 전병에 막걸리가 술청 바닥에 흐르는 선술집들이 있었다 추운 겨울날이면 배추 된장국을 풀어 한 그릇씩 주고 속의 팥까지 퍼지는 큼직한 하얀 찐빵집도 거기 .. 춘천이야기 2011.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