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우락 永遇樂 강산은 그대로인데 손권같은 영웅은 찾을 길 없네 오나라 궁터에 화려한 풍류는 비바람에 씻겨갔다네 해 저문 풀밭 거리 여기가 남조의 송무제 살던 곳 송무제의 철갑기병 범처럼 북녘 만리 땅을 삼켰다네 아들 송문제는 북위를 쳐서 낭거서산 천제(天祭)를 꿈꾸었으나 서두르다 .. 신기질 2013.05.23
추어탕 오월의 하늘엔 핏물의 강이 흘러 숱한 물고기들이 점점이 떨어진다 소금물에 자지러지는 미꾸라지 살아있는 동안 팔딱거리다가 살아온 흔적을 모두 토해내고 숨이 멎으면 뜨거운 열을 머금고 가루가 되어 먼 시골에서 겨울을 나고 올라온 시래기와 어우러져 은행과 세금과 자동차 매연.. 구운몽(九雲夢) 2013.05.23
안젤리나 졸리 안젤리나 졸리의 영화 <솔트>를 보면 영화는 영화고 현실은 현실이라는 생각을 잠시 잊고 영화가 끊나면 덩달아 서너시간쯤은 강한 인간이 된다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과 난소에 암발생위험이 커서 미리 유방절제수술을 받았다 졸리의 어머니 마셀린 버트랜드는 2007년에 난소암으로 .. 사람 woman 2013.05.22
구양수 생사자 生査子 지난해 보름밤 화시에 휘황한 등불 버드나무 가지에 달이 걸리고 님은 오신다 약속했는데 올해 이밤 달과 등은 그대로 밝은데 님은 떠났고 옷소매 눈물에 젖네 비취비녀에 부끄러움 감추고 여기저기 둘러 본다네 십삼현 가얏고 한줄한줄 새소리처럼 뜯어보나 구름은 쉽게 날아오.. 구양수 2013.05.22
위대한 개츠비 로버트 레드포드 세월이 지나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통한다 개나리가 만발한 봉의학교 교정 서편에 약사천이 흐르고 언덕위엔 육림극장이 있었다 위대한 개츠비의 포스터가 거리에 나붙었고 극장 벽 영화사 페인트 그림속엔 레드포드가 말끔한 흰 양복을 입은채 한여름 철을 지나 서 있.. 춘천이야기 2013.05.21
안기도 접연화 晏幾道 蝶戀花 꿈속 강남 안개 서린 물가를 한참 떠돌았으나 님은 만날 수 없었네 꿈속 안타까움 들어줄 이 없고 깨어나니 꿈인줄 알았다네 님에게 편지라도 써야 하나 기러기는 하늘로 솟고 물고기는 물속으로 깊이 숨어 보낼 수 없다네 거문고 이별노래 실으려 하나 애간장이 녹듯 기.. 글과 삶 2013.05.21
미우인 이청조 미불의 초계시첩이나 촉소첩을 보면 글씨도 어렵고 시는 더 어렵다 다만 자꾸 보면 좋은거 같아 펼쳐보고 또 보게 된다 타이완 고궁박물원에 있다는 비단위의 글씨 촉소첩은 초계시첩과 함께 1088년 탄생했으니 미불의 아들 미우인(1074~1153)은 이미 10대의 소년이었다 1101년 여름 해남에서 .. 이청조 2013.05.20
리커창 오월은 더워 벌써 여름인데 지구촌 외교는 엄청 바쁘다 식민시대 일본이 한 일에 대해 한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망언을 한 아소부수상이 5월 초 인도를 방문했다 그리고 중국의 리커창 총리가 인도를 방문중이다 인구가 많고 경제성장률이 높아서 미래에도 여전히 1순위 구매력을 유지할.. 사람 man 2013.05.20
시간의 갈래 영화 신세계에서 보면 황정민이 손에 구슬을 굴리며 골똘히 무슨 생각을 한다 시간이 흘러가는 길이와 속도는 일정한지 모르나 단위시간에서 생각의 집중도는 엄청 다르다 사람은 대개 지나간 시간 몇 년 전 더 올라가 10년전 그때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다시 그 시절이라면 서울에 가거.. 구운몽(九雲夢) 2013.05.18
박인환 설악에서 내린 물이 뗏목을 띄워 마포나루까지 가더라는 인제의 강 말을 탄 삼연선생 백담사의 만해가 오고간 길 합강아래 인제읍 박인환기념관 오늘은 삼월 열이렛날 그래서 나는 망각의 술을 마셔야 한다 박인환은 이상이 떠난 날 이런 시구를 남기고 술바다를 유영한뒤 아주 먼 바다.. 구운몽(九雲夢) 2013.05.16